자작글-020

거름 더미

인보 2020. 1. 28. 18:31
    
    

        거름 더미. 호당 2020.1.27 영암선 철길 놓일 때 침목에 깔 자갈을 고사리손으로 종일 두 박스 깨뜨렸다 망치로 깨뜨린 돌자갈이 거름 더미 되어 거기 장미꽃이 피게 될 줄 알았겠냐 잘살아 보자, 하면 된다 철없는 주먹도 거들었다 망치 자갈이 주고받는 옛말에 묻은 땀방울 버튼만 누르면 자갈이 쏟아지는 세상 기계 돌리든 놀리든 봉투만 두둑이 나는 바보냐 내 손목을 거친 것들을 금 쟁반에 받쳐 주었다 새파란 꽃대 내밀었으니 무상 풍선 더 올려 더 꽃 피우지 못할 빈 꽃대만 늘어나는 군 찬 바람 불어 손 시려 발 시려 손에 닿는 대로 끌어내어 불 지펴 따뜻하면 되지 결혼하든 표밭 갈든 빛내어 잔치하면 되거든 사람 나고 돈 났지 푸짐하게 후하게 대접하라 나는 사다리 올라 멀리 바라본다 바다에 있을 고기 육지에서 아가미 벌렁벌렁 거름더미만 쌓이고 그 속에서 썩는 냄새 김이 무럭무럭 썩든 말든 거름이 되든 말든 신나게 내리막길 달리면 되거든 어느 방향으로 달릴지 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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