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띄운 돛단배. 호당 2020.1.26
여기까지 버텨 항해했다
피안의 언덕을 오르고 싶은 마음
엿장수 가위가 아님을 안다
바닷가 대밭은
서걱거리지 않은 날이 드물다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속을 비워낸 탓이니라
마음 하나 비워내지 못한 나
갈망한다고 이룰 일 아니다
대해 돛단배가 표류하거나
오동나무 쓰러지거나
가위질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을
현대 청진기는 가능하단다
폭풍우에 시달리거나
뒤집히다가 바로 서거나
이건 가혹한 매질이야
목숨은 순리에 따르겠다
피붙이에 통고하니
이때까지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시동 꺼져
멈춘 듯 당황했다
순풍이든 폭풍이든 닥치면 피할 생각 없다
피안의 언덕은 갈망일 뿐
기우뚱 뒤집혀도 손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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