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 공원에서/호당/ 2020.4.22 학교는 문 닫았지 집안에 갇혀 답답했겠나 마음껏 놀던 어린이 울타리 안으로 가두었으니 물들지 않은 하얀 백지 맑은 바닷가 밑바닥 햇볕 띠 두르고 해맑게 비춰주는 조약돌이다 하루의 피곤을 털어내려 저녁 무렵 뽕나무에 모여든 참새 떼처럼 혓바닥에서 떨어진 짹짹짹 코로나 19로 발이 묶인 시계추보다 더 흔들고 싶은데 공원에서 햇볕과 동무 삼아 맘껏 뛰노는 어린이들 뛰어라, 날아라, 자라라 미래의 대들보 든든한 멜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