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백수

인보 2020. 5. 12. 10:51


백수(白叟) /호당/ 2020.5.11
하얀 머리 늙은이
뒤죽박죽 어눌한 낱말
풀풀 날리는 군
하얀 이빨은 缺齒 틈으로
밭침 없는 홀소리 퉁겨
떨어지자마자 없다
사라졌다
무도장인가 봐
무희들 흰 드레스
휘감기는 군 
경쾌한 발놀림
하얀 눈꽃이 나풀거려
보기 좋아
은빛 나래 펄럭이는
뒤끝
소금인가 설탕인가
소복소복 쌓이는 군
흰털 수캐는 암캐 만난 듯
날뛰는 주둥이 흰 거품
뿌리면서 헐떡거리네
버럭 소리 질러 쫓아봤자
맥 빠진 몸
지팡이도 감당 못 해
뒹구는 *백수의 머리 위에
눈 내리는 날이다. 
*白叟: 노인  나이가 들어서 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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