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호당/ 2020.5.9
이만큼 지나친 세월을 안고도
자기 맘을 추스를 줄 모르고
조그마한 마네킹에
쉽게 끌리는 회오리바람
백화점에 가면 입고 먹고 싶어
마음을 저당 잡힐 실수를 한다
자신을 바라볼 줄 모르는
분수를 차릴 줄 모르는
내자는 맘 상할까 봐 골라 골라 봐
유혹에 풍덩
집에 와서 걸어보면
왜 볼품없을까
반품은 내 나잇값의 반은
도려내는 짓
마네킹은 멋있는 유혹
내 길을 깔끔히 단장하면
기분 좋게 다닐 수 있음은 안다
마네킹에 끌려드는 덜 익은 나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