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호당/ 2020.5.8
동장군이 기 폭 꺾이자마자
재빠르게
봄처녀가 밀어냅니다
그 입김에 녹아낸
얼음장 밑으로 졸졸 냇물 소리
버들치 꼬리 활발해지자
오들오들 떨던
버들강아지 온기 돌아
문맹에서 눈뜹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풀리지 않았던
소망 한 꾸러미
봄볕 힘 실려 푸른 욕망
파릇파릇
봉긋봉긋
뾰족뾰족
의성어 의태어로
풀어냅니다
밀 거니 당기 거니
그 자리를 고수했지
어제 명분도 잃었어
내게 다가온 사랑이여
어화둥둥
큰 가슴 젖히고
소리 높여 외친
‘봄 아가씨 내 품에 안겼다’
이 한마디
온 들판이 화들짝
푸른 눈 치켜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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