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이른 봄(조춘)

인보 2020. 5. 9. 01:03
    
    

        이른 봄/호당/ 2020.5.8 동장군이 기 폭 꺾이자마자 재빠르게 봄처녀가 밀어냅니다 그 입김에 녹아낸 얼음장 밑으로 졸졸 냇물 소리 버들치 꼬리 활발해지자 오들오들 떨던 버들강아지 온기 돌아 문맹에서 눈뜹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풀리지 않았던 소망 한 꾸러미 봄볕 힘 실려 푸른 욕망 파릇파릇 봉긋봉긋 뾰족뾰족 의성어 의태어로 풀어냅니다 밀 거니 당기 거니 그 자리를 고수했지 어제 명분도 잃었어 내게 다가온 사랑이여 어화둥둥 큰 가슴 젖히고 소리 높여 외친 ‘봄 아가씨 내 품에 안겼다’ 이 한마디 온 들판이 화들짝 푸른 눈 치켜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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