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꽃창포 2020.5.10
습한 곳 좋아한다고
믿지 않겠어요
하늘이 노랗게 되지 않는 한
나 노랑머리는
염색하지 않겠어요
풀쩍 뛰어들어 습한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겠어요
믿으세요
교묘한 꾐으로 그만
모두 맡길 내 아니어요
우리 무리 노랑머리
너희 추파는 반갑지만
한 번 마음 준 이만 생각한다오
무척 많은 유혹
유혹 속에 참이 있는 건 드물어요
비록 습한 곳이 내 터전이라면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겠어요
물가에 둔 어린아이 아니래요
누가 떠밀어도 빠지지 않겠어요
기러기는 한쪽이 먼저 죽으면
평생 수절한대요
나도 그런 정신이거든
습한 곳에는 온갖
유혹이 우글거려요
노랑머리 꽃창포를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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