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산 계곡/호당. 2020.7.3
마른날 계속하자
바삭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풀잎 빳빳이 기 세워
계곡을 지키는데
먹구름 밀려와
굵게 내리퍼부었다
순간
계곡은 질퍽하더니
콸콸 훑어냈다
암탉 등 기어 올라 쾌감 날갯짓
빳빳하던 풀들 일제히 누워
물의 흐름을 터주었다
밤이면 사향노루 물 마시고
갈증 가셨다는 일성
괙 괙
계곡은 제격이다
물 흐르지 않은 계곡은 석녀쯤
골짜기는 항상 음습하고
물이 줄줄 흘러 밑으로
대지를 적셔야 풍요를 낳지
이제야 계곡이라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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