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촌뜨기 상경기

호당의 작품들 2020. 8. 4. 16:05


      촌뜨기 상경기 /호당. 2020.8.4 마음만 먹으면 눈알도 빼 간다는 소매치기 서울 시내버스 안 태연한 척 너는 촌닭이야 딱지 붙인 것 네 안의 엽전 이건 식은 죽 먹기야 어리숙한 촌놈에게도 깊은 곳이 있어 밀고 당기고 바람 잡아 혼을 뺀다 환한 달빛에 구멍 뚫고 마치 의사 손 깊숙이 넣어 내장 훑을 듯 잡힌 것 없다 종점에 닿을수록 텅텅 비는 내장 배고픔 느낄 때 움켜잡은 배꼽 아차 배꼽이 찢었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내장은 태연하다 어수룩한 촌놈 아무것도 줄 수 없지 엽전 꾸러미 바위 밑에 겹겹이 까라 놓았거든 촌뜨기 상경치고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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