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뜨기 상경기 /호당. 2020.8.4
마음만 먹으면
눈알도 빼 간다는 소매치기
서울 시내버스 안 태연한 척
너는 촌닭이야
딱지 붙인 것
네 안의 엽전
이건 식은 죽 먹기야
어리숙한 촌놈에게도 깊은 곳이 있어
밀고 당기고 바람 잡아 혼을 뺀다
환한 달빛에 구멍 뚫고
마치 의사 손 깊숙이 넣어
내장 훑을 듯 잡힌 것 없다
종점에 닿을수록 텅텅 비는 내장
배고픔 느낄 때 움켜잡은 배꼽
아차 배꼽이 찢었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내장은 태연하다
어수룩한 촌놈 아무것도 줄 수 없지
엽전 꾸러미 바위 밑에
겹겹이 까라 놓았거든
촌뜨기 상경치고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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