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호당 . 2020.8.31
길었다 줄었다 고무줄 탄력
오금 시리도록 긴 세월 밟았으니
내 시를 우려낼 근력도 삐걱거린다
날마다 가뭄 타는 논바닥
몰고 틀 곳 찾아 질퍽해야지
마음 풍성해도
근력은 느슨해 배고프다
불협화음 들어도 그늘 덮인
이 길 밟아 가면
끄트머리 시의 근력이 맺힐지
모질게 달군 아스팔트 열기로
땀범벅이 될지라도 야무지게
팽팽하도록 걸어야 한다
닫힌 문 활짝 여는 날에
시의 뿌리는 근력 얻어
더 깊게 더 멀리 뻗을 것이다
세월은 자꾸 앞으로
다리는 힘 쪽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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