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조심조심

인보 2020. 10. 4. 09:15

      조심조심/ 호당. 2020.10.3 조심만이 내 몸 지키는 일이다 대문 닫고 TV를 지키는 이는 가장 확실한 조심이다 질병 관리에서 보낸 메시지는 하루 몇 통씩 조심만 쌓고 이건 21세기 문명에 달라붙은 수치다 공원 광장엔 어린이 학생들 자전거 킥보드 비이엠 beam만 뱅뱅 돌고 ‘설마’라는 부사어 한 잎만 믿고 논다 바람도 조심하는 듯 행로를 자제하고 수목은 푸른 맘만 펼치고 역시 침묵한다 벤치에 이곳저곳 몇몇 옷가지들 침묵이 미덕인 듯 무념인 듯 무골 無骨인 듯 기도하는 맘으로 조용하다 햇볕만 믿어도 되겠다는 맘으로 바깥을 밟는 이는 설마 내게 바람이 몰고 오지 않겠지라는 믿음에 조심이 상위에서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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