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나무의 말

인보 2020. 10. 19. 14:13

      
      나무의 말 /호당. 2020.10.19
      어디서 자리 잡더라도
      내 운명이지
      사람 눈 한 번 맞추지 않더라도
      창창하게 자라 
      산을 지켜 대지를 살찌운다
      붙박이는 절개다 
      하늘 떠받고 뿌리내려 가지 넓혀
      푸른 숨 쉬어 세상을 맑게 한다
      삶은 평온하랴
      모진 풍상 겪고 고목 되어
      쓰러지더라도
      한 줌의 거름으로 또는 
      사리로 남는다
      인간 너희와 공존한다
      함부로 도끼날 세우지 말라
      담뱃불 붙이지 말라
      나무는 죽어도 나무다
      최후 한  줌 거름으로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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