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추억 하나

인보 2021. 1. 17. 19:14

추억 하나/호당.   2021.1.17
얼마 전 똥그랑 봉을 보고 왔지
지난 것은 모른 척
푸르게만 무성했고요
내 추억을 
거기 올려놓아 보았어요
우리 형제 6.25를 겪으면서 
공비들 출몰이 잦아
그날 밤은 
똥그랑 봉에 피신했지
영주 풍기 아니면 단양 제천 
방향에서 폭격 
불기둥 소총 불줄기 
왔다 갔다 얽히고설키고
따닥따닥 쾅쾅 
나는 무서워 
묘지에 납작 엎드렸고
지나갈 일은 지나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똥그랑 봉 초목 
나와 그 추억은 
살아 생생하네요
세월은 흘러 소멸했지만
나만 추억을 캐고 우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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