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하나/호당. 2021.1.17
얼마 전 똥그랑 봉을 보고 왔지
지난 것은 모른 척
푸르게만 무성했고요
내 추억을
거기 올려놓아 보았어요
우리 형제 6.25를 겪으면서
공비들 출몰이 잦아
그날 밤은
똥그랑 봉에 피신했지
영주 풍기 아니면 단양 제천
방향에서 폭격
불기둥 소총 불줄기
왔다 갔다 얽히고설키고
따닥따닥 쾅쾅
나는 무서워
묘지에 납작 엎드렸고
지나갈 일은 지나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똥그랑 봉 초목
나와 그 추억은
살아 생생하네요
세월은 흘러 소멸했지만
나만 추억을 캐고 우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