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우물

인보 2021. 1. 24. 16:01

우물/호당.  2021.1.24
험한 길가에 허름한 우물 하나
종일 있어도 입 맞추는 이 없다
그렇게 세월을 흘리고
이끼 낀 우물이 햇볕만 가득했다
제 눈에 안경이었나
우물 근처를 빙빙 돌면서 
입 맞출 듯 맞출 듯
우물은 찰랑찰랑 
덥석 한 모금 마실 듯 말 듯
가장 가까운 연못에서
꼬리만 살랑살랑
반디를 넣어 가슴 젖혔으나
덥석 안기지 않은 물고기였다
그리다, 그리다 
이건 아나다, 아니다
우물은 예나 지금이 
언제나 그 모양
어디서 물맛이 특이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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