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사客舍* /호당.2021.3.1
이태원 길
객사에 실린 문장이
풀풀 날다가
사뿐히 앉는 길에
하얀 문어 文語가 소복소복 쌓인다
새파란 남녀가 팔짱 끼고
팽팽한 각선 脚線을
교차하는 사이를
흰 가루가 날고
뽀드득뽀드득 소리 난다
귀에 들리겠나
붉은 사랑이 펄펄 끓는데
하늘에선 선녀가
객사에 실린 흰 문장을 막 뿌린다
누구든 문학관 입구
출입문 손잡이만 잡았어도
기꺼이 품 안에 감쌀 것을
늙은 문외한의 낯바닥을
흰 쌀알이 달라붙는다
아이 아니 싸늘해
문학이 뭔지 객사가 뭔지
옷을 툭툭 털어낸다
* 이태원 소설가의 작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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