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의 희망을/호당. 2021.5.25 퇴임 후 10년을 분필 들고 가나다라마바시아 외치며 눈 트지 않은 늙은 나무 안고 뱅뱅 돌다가 돌아온다 늙은 주름살들 배움을 놓쳐 연필을 든 것만 손뼉 쳐 줘야지 흐릿한 눈동자에 눈 틔우려 무딘 연필심에 *촉을 간다 어둠의 길을 밝히려 등심을 높이자 연필 잡은 손의 울림이 화답한다 나의 보람이 점점 붉어졌다 진눈깨비 막고 회오리바람 막아 아기처럼 겨우 홀로 서다 내려앉고 반복하다 한 발짝 걸었다 내 희망은 잠시 그만 앞으로 걷지 않으려 주저앉고 말았다 내 희망이 당신의 희망인데 내 가슴에 못 박는 아픔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더 밝을 텐데 눈 트고 잎 필 텐데 *촉(鏃)은 긴 물건 끝에 박힌 뾰족한 것을 가리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