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 문장 /호당. 2021.5.27
우리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에
느릅나무 몇 그루가
세세한 문장을 흘리며 하늘거린다
눈부시도록 햇볕 내리쬔 날
느릅나무가 흘린 시어에
마디마디 새 움 틔워 희망차다
그 밑에서
내가 흘린 구절은 맥 못 추는데
그걸
조무래기들이 주워들고
희쭉 희쭉 깔깔거리니
내 문장이 비틀거린다
그래그래
맥도 없고 뿌리도 없는
시어를 뿌리고 다니니
이런 수모는 달게 받아야 해
시련이다
칼날 같은 번득이는 시어로
누구나 회자하여 즐길 날 오리라
느릅나무 시어처럼
빳빳이 고개 처들 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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