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가르침의 희망을

인보 2021. 5. 26. 00:32

가르침의 희망을/호당.   2021.5.25
퇴임 후 10년을 분필 들고
가나다라마바시아 외치며
눈 트지 않은 늙은 나무 안고
뱅뱅 돌다가 돌아온다
늙은 주름살들 배움을 놓쳐
연필을 든 것만 손뼉 쳐 줘야지
흐릿한 눈동자에 눈 틔우려
무딘 연필심에 *촉을 간다 
어둠의 길을 밝히려 등심을 높이자
연필 잡은 손의 울림이 화답한다
나의 보람이 점점 붉어졌다
진눈깨비 막고 회오리바람 막아
아기처럼 겨우 홀로 서다 내려앉고
반복하다 한 발짝 걸었다
내 희망은 잠시
그만 앞으로 걷지 않으려 
주저앉고 말았다
내 희망이 당신의 희망인데
내 가슴에 못 박는 아픔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더 밝을 텐데
눈 트고 잎 필 텐데
*촉(​鏃)은 긴 물건 끝에 박힌 뾰족한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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