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볼기에 찍힌 지문들/호당. 2021.5.30
힘차게 달구어 낸 분필 향이
어린 머리에 내릴 때
내 지문을 새파란 낯짝에
꽉꽉 박아주었다
출간 소식이 흘러들어
50여 년 전에 찍힌 지문들이
봄꽃을 피워 보냈다
내 필름은 희끗희끗 낡아
흐릿하게 인화되는 것보다
전혀 재생되지 않는 것이 많다
그들도 퇴역한 70대 무임승차 세대
골고루 짙게 찍었더라면
자괴심은 덜할 텐데
내가 내린 지문을
지워주지 않는 것만 해도 과분해
봄볕이 더욱 진한
메시지를 박아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