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입맞춤

인보 2021. 6. 24. 11:30


입맞춤/호당.  2021.6.24
꽉 잠긴 대문을 열고 
들어갈 허락은 없다
대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일은 
부질없다
남자의 자존심을 최대한 높여
밀고 들어가는 무지막지한 짓
이건 무식과 무지의 소치다
사랑이란 열매를 얼마나 달구어
붉게 하느냐는 
햇볕을 꽉꽉 쬐어 주는 일이다
마음의 꽃다발을 주는 일
빗장이 풀린다
동굴 같은 광장에서 혀와 혀의 만남
단물이 샘솟듯 줄줄 흐른다
마음을 빨아들일 때는 사랑의 열매가
붉어가고 있었다
대문 밖은 높은 절벽이 턱 버티고 있다
이 절벽을 허물어뜨리는 일이 내일이다
초심을 잃지 말자
절벽은 턱 버티는 산맥 같은 묵직한 맘
여기서 콧대 높이는 일은 
사랑에 대한 배신이다
납작 엎드려 사랑은 굳었노라고 역설했다
입맞춤은 내 증표만 붙었다
다른 바코드는 얼씬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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