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호당/ 2021.7.7
벨 소리는 똑같은 멜로디다
유독 수신하기 싫은 신호판
칡넝쿨에 얽힌 석벽을
기어오르고 싶지 않았다
우연히 한자리에 대화 중
종교의 덩굴로 얽혀 보란 듯
등 밀었다
한사코 헤쳐 나왔지만
그리 싫지는 않아
대화라는 말꼬리가
얽혔다는 자체로 만족했다
그 인연으로
시 한 수 탄생하고
시집까지 나누었다
그는 고리에 엮였다는 생각인 듯
메시지에 카톡에 벨이 잦다
벨 소리에 응답하기 싫고
칡넝쿨에 감기기도 싫다
나는 무종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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