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열대야

인보 2021. 7. 21. 23:08

열대야  /호당/2021.7.21
종일 햇볕에 벌섰다
집에 돌아오면 
반길 아내가 있고 새끼가 있다
웬일 인가 모두 축 늘어져 
흐물흐물한 것 같다
거실 창문 열고 
더운 맘 내보내려 했지만
한사코 거부의 신호 
불덩이 같은 마음 한 뭉치
그래그래
햇볕은 숨었지만
그가 남긴 꼬리에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선풍기는 더운 바람을 헉헉 토하고
에어컨은 약하지만 
한 줄기 시원한 바람
돌려라
켜라
열화부터 몰아 내아지
쏴쏴 
스콜 한줄기 덮어쓰고 
들렸다가 나오고 
금방 더위에 휘감긴다
이 밤 달구어 놓았으니
언제 식을지
내 밤잠을 더위에 손잡을 수밖에
더위와 엎치락뒤치락
새벽에서야 
한판 앞다리 걸기로 눌렸다
짧은 잠
일 나가야 해
오늘 더위에 실려 타협 잘해야지
내 몸에서 진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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