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안동땅 명륜동 /호당/ 2021.7.19 한창 먹어 치울 나이 우리는 밤마다 밤꽃처럼 포갰지 자취는 엄격한 당번제 그래서 고향을 더 진하게 감겼지 밤꽃 지면서 뿔뿔이 흩어져 버렸지 어디서 밤꽃 같은 새끼 키웠겠지 긴긴 겨울밤 전등은 밤 10시 정전 깜박거리는 촛불 호호 김 서림 부지런히 책장 넘기고 건반 맡으려 새벽을 지키고 그 덕으로 열 손가락 부드러워졌지 잔설이 녹아내리는 꿈같은 학창 시절 아직도 명륜동을 새겨 패용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