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의 추억/호당/2021.7.22
늦게 입대해 나보다 3,4,5세 아랫것들
한 내무반에서 너 나 나이 자랑하겠나
뭐 조금만 불리하면 사정없이 달려든다
순진한 촌뜨기 뭐 대항할
말조차 찾지 못하고
비행기 태워 돈 빌려 달랄 때엔
딱한 사정 덜컥 주고 갚으라는
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전반기 훈련 끝나고 뿔뿔이 헤어질 때
주소 적고 틀림없이 반환한다는 소리
귀 넘어 듣고
영변 장에 모아놓고 상의 홀딱 벗겨
사물 옷은 몽땅 뺏겼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병장 상병이 되면 내무반에 침입하고
신병의 새 군화를 강제로 바꿔치기해도
말 못 하는 엉터리시대
후반기 교육은 발발 떨어 훈련을 마쳤다
그래도 젊은 피가 끓어 견뎠으니
지금 생각하면 꿈같다
어디 지금 군대가 그런 대접 받았다면
당장 인권이 어떻고 부식이 어떻고
부당한 인권침해가 어떻고
그 시절 그냥 태연하게 넘어갔었으니까
아름다운 추억은 그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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