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붉은 스탠드

인보 2021. 7. 22. 17:45

붉은 스탠드/호당/  21021.7.22
신혼을 밝히는 스탠드를
내가 작동하면 
아늑한 분위기에서
붉은 침대는 춤추었다.
깜박깜박할 나이일수록 
보폭은 다르고 
벌어진 거리에 찍힌 발자국의 
붉은 앙금도 달랐다
활엽수는 발가벗어
오돌오돌 떨고
침엽수는 끄떡없다
거리가 멀면 인정할 수밖에
촉광이 희미한 스탠드를
호롱불 심지 돋우듯
겨우 밝히고는
그만 코를 곤다
잿불을 파헤치지 않으면 
내면엔 은근한 불잉걸은 
살아있다
굳이 스탠드를 켜려 
애쓰지 않아도
우리 사랑은 내면에서 
활활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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