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곡선의 미

인보 2021. 7. 18. 12:35


곡선의 미/호당/2021.7.18
곡선이 직선보다 아름답다 했다
부석사 대웅전의 기왓골을 
처녀의 몸매를 보면 곡선이 
아름다움을 안다
그간 쌓은 일들이 강직할 뿐
조금도 여유 없다
돋보기로 만들려 
유리알을 갈아 문지르고
가운데만 약간 볼록하도록 
얇은 것이 얼마나 예리했을까
돋보기로 물고기를 바라본다
크게 눈뜨고 유연하게 헤엄친다
연인을 바라보니 선이 
부드럽게 흘러 선녀 같다
내가 너무 직선으로 달렸다
마음만 조금 굽으면 
이렇게 편할 수가
내 갈비뼈 사이 상처에서
파란 싹이 돋는다
늙어서야 깨닫는 곡선의 미
햇볕은 직선으로 쬐는 것을
나는 직선을 곡선으로 받으려
장막과 그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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