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광기의 바람

인보 2021. 7. 25. 11:45

광기의 바람/호당/2021.7.25
그이와 연애한 지 7년
달콤한 것도 쓴 것도 
맛보았지만 
속속 마지막까지 
털어 주지는 않았다
오늘의 예감이 
급하게 돌아간다
획 몰아치는 바람이 대뜸 
젖가슴과 배를 훑고 
명당까지 도달한다
7년을 노리던 바람
오늘은 
사자의 포효 같은 기세로 
달려든다
안돼 안돼
딱 하나만 줄 수 없어
오늘은 미친바람으로 
변했는가보다
이것 어떻게 마음 돌려놓지
잠시 그 자리 피하는 사이
그는 허방에서 
허우적거린다
햇볕이 짙게 타이르자 
얌전해졌다
사랑한다는 말
끝까지 책임질 말이다
마지막 관문을 
든든히 지키는 것이 사랑이다
광기의 바람은 온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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