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강물이 우리를 갈라 놓았다

인보 2021. 7. 24. 12:21

 

강물이 우리를 갈라놓았다/호당/2021.7.24
열렬한 사랑은 용솟음칠 듯
부글부글 끓고 
처음 보는 사람은
비둘기 한 쌍 보기 좋다 했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싱싱한 계발 선인장은 
꽃봉오리 맺으려 
탁탁 터지는 소리 내고
내 집과 네 집 사이 
강물로 경계선
서로 넘지 않겠다는 불문율이 
대대로 이어왔단 몰랐지
우리는 이 강물을 건널 수 없겠니
아니 물길을 돌릴 수 없겠니
완강히 반대하는 부모님
큰 벽에 부딪힌 한 쌍의 비둘기가 
신음한다
몇 대조부터 내려온 
가로놓인 강물을 
우리 대에서 봉합할 수 없겠니
뒤돌아가는 네 모습 
차마 필름에 담아 둘 수 없어
선대의 고통이 
후대까지 이어지다니
시간이 멈춘 시계를 
태엽을 빡빡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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