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사랑법

인보 2021. 8. 3. 12:08

사랑 법/호당/ 2021.8.3
농경시대 가부장은 엄격한 
가풍을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해 왔다
그 밑에 유교적 냇물에 닳은 
넓적 돌에 눌려 버텼다
흰 두루마기 갓에 긴 담뱃대를
휘저으면 달콤한 향 뿌릴 때는
기분이 거나해서 눈깔사탕 한 알
입에 넣고 먹어 먹어 어깨 툭툭 친다
이것이 그 시대 사랑법인가 봐
새벽녘 술이 깨자 자는 아이들 깨워
논밭으로 끌고 나가 아침 일하고 
오이 참외 한 개씩 안겨준다
아침 품삯이라 하면 그렇고
어쨌든 좋아 우적우적 깨물어 
단물 넘기면 
거기 아버지의 사랑이 녹아 넘어간다
보릿고개 시대의 가부장은 
들어내 놓고 사랑 표시는 
양반 채면 깎이는 채신머리없는 짓이라
속으로는 지새기 핥아주고 업어주고 
싶지 시대상을 모르면 
야속하다 여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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