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한여름날 저녁 식사

인보 2021. 8. 17. 16:41
    한여름날 저녁 식사/호당/ 2021.8.17 내 나이 달걀 한 *꾸리어 쯤 한여름 밭매고 밭둑 깎고 물길 내고 땅거미 기어갈 때쯤이라야 쓰던 **연장 주섬주섬 챙겨 지게에 올리면 하루 일이 끝난다 달은 밝고 멍석 끝 모깃불 연기 하늘 퍼지고 대가족이 멍석 빙 둘러앉는다 국시 한 ***버지기를 한 그릇씩 담아내면 밑바닥 조금 깔릴까 말까 말없이 후룩후룩 거머들이는 젓가락질 된장 풋고추 꾹 찍어 우적우적 오그라드는 내 혓바닥 호호 찬물 그릇에 달이 출렁거리며 내 그럴 줄 알았다 카이 나는 잽싸게 빈 그릇 딸딸 긁다가 버지기 보면서 껄떡껄떡 밑바닥 짤그락 훑어 주면 게 눈 감추듯 하고 좁은 ****툇마루에 벌렁 누워 고된 하루 일은 스르르 가라앉고 하늘별을 헤아린다 한창 먹어 치울 나이 저녁 국시 맛은 어머니 맛이었다 * 달걀 10개 짚에 싸서 놓은 것 (단위) ** 어떤 일을 할 때 쓰이는 기구 ***凹器(경상도 방언)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 **** 방 앞에 깐 좁은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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