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레퀴엠(Requiem)* /호당/ 2021.8.20 핏기없는 하얀 백양나무 잎만 몇 잎 발랑발랑 바깥은 내 영역이 아니라 방안에서 기거나 엄금 엄금하거나 펄쩍펄쩍하거나 이방 저방 이동이 낙이다 머리털은 한두 군데 있을까 말까 먹기 위해서 산다 싸면서 먹고 먹으면서 싼다 한때 엉겨 붙고 큰소리 뻥뻥 도깨비바늘처럼 닥치는 대로 붙으면 성공이라 쾌재도 세월에 녹아버리고 아홉 구멍은 물론 예외의 수렁에 모두 열려있어 틀어막아도 세고 틀어막아도 터지고 시시각각 차오르는 만조처럼 수위는 높아가고 예측한 듯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이탈의 준비로 피안을 꿈꾸고 무슨 곡이 들릴 듯 말듯 **레퀴엠(Requiem): 진혼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