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공원의 오후 /호당/ 2021.9.15
산책하기 알맞은 날씨는
나를 끌어냈다
대형 괘종시계 추가
흔들리듯 걷는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장가 못 간다’
휴대폰 가게 간판이다
한 집 건너면 총총한
젊은이의 고뇌가 있다
말 없는 절규다
손님이 없다
한편
앳된 부부가 유모차를 끌고
공원에 온통 사랑을 뿌린다
그는 저 소리 들리지 않겠지
공원에 있는
대추야 모과 애기사과 등
열매들은 가을을 끌어모으려
햇볕에 널리려 가슴 젖힌다
참나무 주변에 도토리 껍질이
널 부러 있다
노부부가 허리를 굽혀
아직 찾을 것이 있다는 듯 살핀다
공원은 사랑이 가득 내려 포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