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지천명 후반의 나이

인보 2021. 9. 24. 09:46


지천명 후반  /호당/2021.9.24
사랑은 언제나 용광로가 아니다
지금 가장 편안한 욕탕 같은 것
서서히 식어 감을 피부로 느낀다
오늘 밤은 더 외롭다
밤늦게 돌아온 남편 
저녁은 때었는지 
술 냄새 풍기고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곯아떨어졌다
기다림과 화장은 깡그리 무시됐다
스탠드는 그대로 붉다
신혼의 용광로 버금이라도
기대는 어리석은 암두꺼비다
다만 편안히 드나들 수 있는 
문지방 같다
삶이 어찌 한결같은가
지금 가장 편안한 의자다
밤의 스탠드는 명도 채도는 
달라질 수 있다
포근한 것이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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