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움이 자랄 때/호당/ 2021.11.17
소꿉놀이 철없는 시절은
하얀 마음이었다
곤한 밤은 씨동무와 숨바꼭질 중에
오줌싸고
물장구 헤엄치고 깔깔거렸던
냇물이 내게로 밀려온다
점점 아랫배가 팽팽
통시를* 들락날락
철수가 오줌 줄기 멀리 쏘기
내기하잖다
쏴아
아 시원해
아침 햇살 깊숙이 들어와서
얼레리 꼴레리
아빠는 뜻밖에 부드럽게
키 쓰고 바가지 들고
소금 꿔와야겠다 당장
애 오줌 쌌구나
키를 막 두드릴 때
내 얼굴에서 장작불이 활활 타는 듯
나는 울어버렸다
철없던 새움이 자랄 때는
곤한 밤 오줌 싸고 한 마디씩 훌쩍 컸다
*화장실의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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