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겨울 창가의 사랑

인보 2021. 12. 6. 10:23

겨울 창가의 사랑/호당/  2021.12.6
창가 시클라멘이 빳빳이 세워
한 줄기 햇볕처럼 광채를 낸다
그건 아내의 사랑이다
창만 열면 금방 사라지는 광채
그 안은 찬바람 베고 
함께 몰고 온 회오리바람 뱅글뱅글 
더 속을 파고들면
용솟음칠 듯한 온기가 있어
사랑이 사라진 듯 겨울 참나무 같다
겉만 보고 좌절할 듯한 얼뜨기*
아내는 언 땅에서 기를 빨아
가슴 녹여 
매화꽃 봉오리 피우고 있어
그건 아내의 사랑이다
햇볕이 어디 있던 쿠페아는
연중 꽃피우고
얼뜨기는 광채에 겨워 있다
겨울 창가의 사랑은 따뜻하다
*겁이 많고 어리석으며 다부지지 못하여 
어수룩하고 얼빠져 보이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닷가에 살다  (0) 2021.12.07
사랑-1  (0) 2021.12.06
겨울 갈대  (0) 2021.12.06
김장 담는 날  (0) 2021.12.05
'똥고집' 간판을 보고  (0) 2021.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