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도 벌써 /호당/ 2021.12.13
깜박깜박 잘 잊어
가까스로 마지막 골목에서
서성이는 나이
벽에 걸린 일력
한 장씩 떼면
새날 맛 나는 것도 아닌
떼지 않아도 노을은 어김없이
서산을 물들이는 날들
삶이란 어디든 뿌리내린
풀꽃처럼
세월에 맞서다가 가야 할 때
알아차려
서둘러 뒤를 챙기는 것
삭정이 아닌 바에야
바람맞으면 흔들고
눈비 맞고 거뜬히 자고 일어나면
긴 하품하고 창문 열어
앞산 솔바람 맞아 교감한다
세월에 오래 맞설 수 있겠나
독침을 맞아도 내 몫인 걸
외로운 풀꽃도 군락이면
보기 좋을 것을
12월은 서러운 달도
외로운 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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