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길거리에서 바지를 샀다

인보 2021. 12. 12. 11:05

길거리에서 겨울 바지를 샀다 //호당/ 2021.12.12
붙박이처럼 십자로 
길목 지키는 난전 장사들은 
기다림에 익숙한 자다
삶의 짠맛에 절여있는 듯 보인다
두툼한 겨울 바지를 샀다
후하게 샀다고 생각한다
얼굴 쳐다보고 걸맞지 않은
짓이라 한마디 들었다
백화점 유명상표가 날 띄우나
거기가 거기
별것 아니다
우아한 숫 공작새를 보면 안다
암컷에 대한 품격 있는 구애
유명 블렌드를 입거나 
길거리 바지를 입거나
비포장 자갈길 운행하면 덜컹 기우뚱
포장길엔 소리 없이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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