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하고 싶어 '응'/호당/ 2021.12.13
이건 지옥이다
목 타올라
나하고 하고 싶어 ‘응’‘응’
높은 담쌓고
넘지 말자 다짐한 손가락 맹세
맘은 맘대로 섞어
‘응’‘응’으로
펄펄 끓여 놓아도
하고 싶어 ‘응’‘응’
맞장구는 북채만 들고
허공을 친다
아무리 쪽쪽거려도
‘응’‘응’ 울림만 끌어안고
메아리는 없다
해를 삼키고 달을 삼키는
심정은 같이 가졌어도
넘어야 이룰 수 있는 ‘응’을
음향으로 채워지는 울림
알차게 영근 연애
‘응’ 으로만 삭여야 한다
선을 넘지 않은
올바른 대답
‘응’이다
* 문정희 ‘응’ 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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