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험준한 산을 오르는 것/호당/ 2022.1.3
겨울은 겨울 다와야 한다는 말
아무도 거역 못 할 자연인 걸
누가 손실을 따지는가
뒤뚱뒤뚱할 나이
오래 산다는 좀
사치스러운 생각을
걷기 운동으로 변명하려 든다
새해 연휴 첫 월요일
노점상들
일제히 침상을 펼쳐
삶의 현실에서
출발점을 달리는 모습이
처연하게 보인다
올망졸망 무더기
난전 채소를 펼치고
냉이 다듬는 노파 손이
파르르 떨어
삶의 진맥이 보인다
그 옆 홍시 바구니 몇몇 개를
지키는 노인의 얼굴
삶의 주름에 찬바람이 머문다
그 앞을 걷는 내가
미안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삶은 험준한 산을 오르는 듯한
힘겨움이 희비가 뒤엉켜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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