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취나물/호당/ 2022.4.27
내 행로엔 노점상이 있어
유혹할 때가 있다
봄소식을 안고 나온 나물들
두릅은 칭찬받고 가죽나물은
억새다고 구시렁구시렁
곰취나물은
명성만큼 열 받고 말았다
곰취나물이 뿌리 잘리고도
엄청나게 반들반들 생기 넘친다
노파의 가슴에서 곰취 밥 향기
피어올랐다
그 맛을 알기에 그만 덥석
집에 온 곰취나물이
기어코 이름만큼 폭발했다
내자의 통증에 실린 곰취 향이
화약고가 되다니
폭발 뒤는 폐허가 상례지만
곰취 향으로 깔려
오늘 저녁밥이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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