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의 길을 닦다/호당/ 2022.6.3
좁은 땅 어디 가든 길은 있다
수많은 시집처럼
거미줄처럼
선현들이 낸 길을 걷는다
많이 걷는 길.
명시의 길이다
멀쩡한 시어의 길을
파헤쳐 덧씌우거나 포장하여
번지르르하다
이건 표절한 길이다
거미줄에도 구멍은 있다
구멍을 찾아 새 길을 닦자
참신한 새 길은
회자하는 맛을
새 샘 파서 낼 수 있다
천착해낸 시어의 맛
내 바싹 마른 머리에
참나무 구멍 뚫어
표고버섯 심는 심정으로
참신한 시어의 길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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