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주차/호당/ 2022.7.23
아직 핸들을 놓지 못하는 집착엔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미심쩍은 꼬리표는
항상 붙어 다닌다
높은 계단을 올라 넓은 광장에 차들은
주인 오기만 기다리는 듯 한여름 땡볕에
헉헉거리며 참고 있다
분명히 키를 작동해서 잠겨 놓았다는 생각에
자동 키는 나를 이심하지 마세요하는 듯
뽀로통한다
화장실 들러 밑을 말끔히 닦지 않은 기분
뾰족한 내 키에서 깔깔거리며 여보세요
왜 그렇게 믿음이 없어요
깜박깜박할 나인 줄 알지만 믿어요 믿어
네가 그렇게 위로한들 마음 놓이지 않아
뒤돌아 층층 계단을 밟자니 내 관절이
삐걱삐걱 거부의 몸짓이다
뭐 그렇게 의심이 많아요
내 말을 믿어요
관절도 한마디
관절아 한 번만 더 수고해라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머리 위서
키는 거짓말 하지 않아요
정신을 거짓말할 때는 있지만
그래도 마음 놓지 못한 내 성정
지하 갱도를 훑어 막장에서
자동차 문을 당겼다
내 두뇌의 작동이 막혔군
키의 말을 믿어야지
마음이 개운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