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지하 주차

인보 2022. 7. 24. 10:14
     
    지하 주차/호당/   2022.7.23
    아직 핸들을 놓지 못하는 집착엔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미심쩍은 꼬리표는
    항상 붙어 다닌다
    높은 계단을 올라 넓은 광장에 차들은 
    주인 오기만 기다리는 듯 한여름 땡볕에
    헉헉거리며 참고 있다
    분명히 키를 작동해서 잠겨 놓았다는 생각에
    자동 키는 나를 이심하지 마세요하는 듯
    뽀로통한다
    화장실 들러 밑을 말끔히 닦지 않은 기분
    뾰족한 내 키에서 깔깔거리며 여보세요
    왜 그렇게 믿음이 없어요 
    깜박깜박할 나인 줄 알지만 믿어요 믿어
    네가 그렇게 위로한들 마음 놓이지 않아
    뒤돌아 층층 계단을 밟자니 내 관절이
    삐걱삐걱 거부의 몸짓이다
    뭐 그렇게 의심이 많아요 
    내 말을 믿어요
    관절도 한마디
    관절아 한 번만 더 수고해라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머리 위서
    키는 거짓말 하지 않아요
    정신을 거짓말할 때는 있지만 
    그래도 마음 놓지 못한 내 성정 
    지하 갱도를 훑어 막장에서
    자동차 문을 당겼다
    내 두뇌의 작동이 막혔군 
    키의 말을 믿어야지
    마음이 개운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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