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향/인보/ 2022.8.9
초등 때 3년간 짝이 되고
중학교 때 갈렸으나
고등학교 때는 같은 도시에서 지냈다
씨동무로 자라 꽃가루 같이 나눌
이런 인연이 되고 싶다
요사이 한창 백합 향 날린다
향이 짙어지자
내 맘이 조급해진다
엉뚱한 녀석이 뚝 꺾어 갈라
봄은 무르익어 벌들은 윙윙거려
보고 싶은 마음 불같이 피어올라
그 애 자취방문을 노크했다
야!
이 시간에 웬일이야, 놀란 듯
우물쭈물
이 근처 친구 집에 놀러왔다 들렸어
대학 갈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겨우 이 말 한마디 던진다
내 걱정 하지 마!
마음 단단히 먹어
끝내 들어오란 말 없다
비 온 뒤 죽순 돋는 듯한 느낌이다
길가 제비꽃이 믿어라 믿어 하는 듯
한들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