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인보/ 2022.8.17
신혼의 단꿈은
기다림으로부터 시작한다
기다림에 지칠 즈음
그이는 정시에 퇴근하고
정시에 귀가는 점점 늦어진다
누구랑 고주망태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봐 애가 탄다
TV 스마트폰 저만큼 밀쳐내고
망상만 가득하다
뻐꾹새 시계가 흐릿하게 보인다
대문 번지 숫자는 지웠는지
초인 벨에 영상이 흐느적거린다
물씬 풍기는 밀밭 냄새
울화가 울컥 치민다
와락 끌어안는다
어쩔 수 없는 사이
빨간 앵두를 뿌리고 붙이고
기다림으로 쌓인 망상이
사랑으로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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