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 척/인보/ 2022.9.20
세월을 단맛 쓴맛 모두 겪은 나이
때로는 모른 척이 늙은 대접보다
끼어들었다 봉변당할 때가 더 많다
백수 앞에 담배 연기 뿜어 훑거나
나쁜 짓을 보고도 모른 척은
어깨 처진 수탉 암탉 앞에
고개 숙인 꼴이다
윤리의 잣대를 아무 곳이나
재려 들지 말라
모른 척은 잣대가 부러진 것 아니다
다만 자기 갈 길을 찾아 뒹굴다
자루 포대 쓸어 담길 뿐이다
비위 보고
수탉 목청 높게 울지 못하는
세태를 나무랄 일도 아니다
그저 그러려니
좋은 게 좋다는 명제로
넘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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