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라멘이 대를 잇는다/인보/ 2022.9.21
작년 늦가을 꽃집에 들르니
일제히 처녀들이 우르르 시선을
준다
그 많은 처녀 중 가장 화려하고
눈망울 반들반들해 덥석 안았다
내 베란다에서 요염한 풍채를 풍겨
나를 사로잡는다
그만큼 내 사랑은 듬뿍 뿌렸더니
긴 꼬리 끝에 씨앗을 맺는다
그럴수록 내 주위는 더 환해져
사랑을 듬뿍듬뿍 내린다
생물은 대를 잇는다
산고의 고통과 심약해짐을 알고
휴식이 필요하다
휴면기로 밀어 넣고 재활을 기대한다
까맣게 잊은 지 몇 달
드디어 새파란 눈알을 밀어 올린다
요람에서 무럭무럭 자라도록
애면글면 마음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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