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시클라멘이 대를 잇는다

인보 2022. 9. 21. 13:53

 

      시클라멘이 대를 잇는다/인보/ 2022.9.21 작년 늦가을 꽃집에 들르니 일제히 처녀들이 우르르 시선을 준다 그 많은 처녀 중 가장 화려하고 눈망울 반들반들해 덥석 안았다 내 베란다에서 요염한 풍채를 풍겨 나를 사로잡는다 그만큼 내 사랑은 듬뿍 뿌렸더니 긴 꼬리 끝에 씨앗을 맺는다 그럴수록 내 주위는 더 환해져 사랑을 듬뿍듬뿍 내린다 생물은 대를 잇는다 산고의 고통과 심약해짐을 알고 휴식이 필요하다 휴면기로 밀어 넣고 재활을 기대한다 까맣게 잊은 지 몇 달 드디어 새파란 눈알을 밀어 올린다 요람에서 무럭무럭 자라도록 애면글면 마음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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