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단칸방/인보/ 2022.9.21
지하 단칸방은 내 형편이 딱 알맞다
엷은 창호지 한 장으로
나는 천장으로 너는 방바닥으로 한다
그 흔한 음향 바스락바스락 흡착 흡착
아랫도리가 불끈 치솟아 달콤한
아이스크림쯤으로 생각을 바꾸니 편하다
이만한 일들은 각오하는 게 좋다
젊음의 기가 내려앉으면 좋겠다
미세한 진동이 그냥 스치지 않는다
에로스 한 진동은 삶의 연속에서
필수 코스임을 치부해야 한다
나의 고독은 지하 단간방에 가득하다
이걸 뿌리치려 낮은 도서관에서 씨름
밤은 내 삶의 외곽인 천정에서 음습
탈출은 빨대 꽂을 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