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인보/ 2022.9.28
이때까지 데우거나
훑어 내거나
하얗게 덮어씌우거나
얕은 바람 불거나
짓궂게 지근거린다
한치도 허락하지 않지
태풍과 폭우로 인정사정없이
밀려온다
겁에 질려 묶고 조이고
잘 가꾸어 놓은
내 몸의 털 지켜주겠지
아닌 걸
우락부락한 억센 힘에
감당 못해 그만 눕고 만다
온몸 경련이 쓰나미로 밀려온다
이 쾌감을 감당 못할 지경이다
뽑히고 부러지고
계곡으로 모자라
온몸으로 흘려보낸다
내 몸 한 모퉁이가
무너지거나 떠밀려간다
이건
태풍이 핥고 간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