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겨울 풍경

인보 2022. 9. 29. 16:23


겨울 풍경/인보/ 2022.9.29


바깥은 영하의 날씨로 밤을 지새운다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이 성가시다
커튼을 걷고 보니 유리창에 
겨울이 다가와 자기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손가락을 대자 냉동한 이빨로 
깨무는 듯하다
유리창에 그려진 겨울의 성정
그는 얼음장 같은 싸늘한 성격으로 
한 치의 양보는 없다
냉혈동물이 내 목을 감는다
하얀 이빨을 벌려 깨물 듯 깨물 듯
내 손이 움칠하다
겨울의 성정에 항거하려는 우둔한 짓
타협이다
난로를 지폈다
애인과 같은 얼굴이 가득하다
겨울이 급히 달아난다
밖은 까치 한 마리 추위에 떨고
냇물이 얼어붙어 봄이 언제 올는지
기다린다
유리창 안과 밖은 온대와 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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