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인보/ 2022.9.29
김치냉장고는 필수품이
가끔 얼어붙어 극성스러운
아내의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용서하지 않은 직각
나를 닥달뜨려 얼음 제거는
나를 얼게 한다
서랍을 열고 얼음 덜어내는 일은
두 달 전에 내 손으로 한 것이
안되어 구시렁거리는 것이
얼음처럼 딱딱 얼어붙는다
내 속을 확 얼려 놓았으니
난들 녹일 재간이 없다
숟가락 달그락하는 일이야
얼마나 쉬운가
요령 모르고 옷 벗기고 달려들어
당기고 밀어 넣고 쑤신들
손상은 냉장고의 몫이다
결국 시범 자의 익숙한 놀림
내 실습은 익숙해질지
극성이 누그러지면
내 몸놀림도 쉽게 빠르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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